2024. 5. 2. 17:15ㆍ공학/우주로켓공학
압축가스 또는 펌프로 연소실에 공급한 산화제와 연료는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고온, 고압의 혼합가스를 생성한다. 이것이 연소라는 화학반응으로 생긴 반응 생성물이 연소가스이다.
1) 분사기
액체 산화제와 연료는 각각의 탱크에서 배관으로 연소실에 보내지는데, 연료는 연소가스에서 발생하는 고열로부터 연소실과 노즐 벽을 보호하는 냉각제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분사기에 들어갈 때 산화제와 연료는 모두 액체이거나 한쪽이 기화될 수 있다. 산화제와 연료는 분사기를 통과하고 균일하게 혼합하여 효율적으로 연소한다. 동축류형은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에 주로 이용되고, 중심에 액체산소, 외측에 수소가스를 통과시킨다. 분사기는 원판에 다수의 구멍을 만든 구조이며, 연소를 안정시키려고 정류판을 만들기도 한다.
아폴로 12호 임무에서 회수된 F-1 엔진 인젝터
2) 연소가스의 화학반응
분사기로 연소실에 보내진 산화제와 연료는 자연성을 이용하여 점화하고, 연소라는 화학반응을 시작한다. 자연성 추진제를 사용하는 엔진은 점화장치가 필요 없다.
화학반응으로 생성된 연소실 안의 고온, 고압의 혼합 연소가스는 노즐에서 팽창하면서 화학반응을 계속하고, 노즐 출구에서 초음속 유동으로 배출된다. 이 사이 연소가스의 화학반응은 매우 복잡해서 완벽하게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복잡한 가스 유동을 거시적으로 파악하고, 연소가스 전체의 압력, 온도, 밀도 및 화학종의 조성비, 유속 등을 유동에 맞게 해석하여 노즐 출구에서 전체 엔진 성능을 어떤 범위 내에서 계산하는 것은 가능하다.
자연성(Hypergolic)산화제와 연료가 접촉하면 바로 연소하는 추진제의 특성을 ‘자연성’이라고 하며, 엔진의 연소실은 점화장치가 필요 없다. 사산화이질소()와 하이드라진계 연료의 조합이 자연성에 해당한다. 점화장치가 필요 없고, 엔진이 단순하다.
3) 연소실 안의 화학반응
어떤 환경에서 특정 물질의 화학반응이 진행할 때, 반응물이 정반응 하면서 생성물이 생기고, 동시에 생성물이 역반응을 하면서 반응물이 생긴다. 이때, 정반응과 역반응의 반응속도가 비슷해지고, 화학평형이라는 상태에 도달했을 때 반응물과 생성물의 각 성분과 농도(또는 조성 비율)가 고정되어 더는 변화하지 않는다. 가장 단순한 예로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은 다음과 같다.
$$ 2H_2 + O_2 \leftrightarrows 2H_2 O $$
이 반응에서 수소(H₂)와 산소(O₂)가 반응물, 수증기(H₂O)가 생성물이다. 각 분자 앞에 숫자 2, 1, 2는 단위 체적당의 몰수이다.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때 화학평형 상태라고 한다.
액체로켓의 연소실에서 산화제와 연료의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고, 매우 짧은 시간에 거의 화학평형에 도달하며, 이때의 연소가스는 약 3,000℃ 또는 그 이상의 고온이 될 것이다.
엔진 연소실에서 산소와 수소의 실제 화학반응은 여기에 제시한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연소가스는 타지 않은 H₂, O₂와 H₂O, OH, O, H 적어도 6종의 화학종으로 구성된다. 또 액체산소/케로신 등의 추진제 조합에서 혼합가스를 구성하는 성분은 화학종의 수가 더 많아진다.
연소실의 역할은 추진제가 효율적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가능한 만큼 고온의 연소가스를 얻는 것이다. 연소실 성능을 엄밀하게 말하면 특성 배기속도로 평가할 수 있으며, $ \sqrt {T_c / M} $ 과 같이 연소가스의 온도($T_c$)와 분자량($M$)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물리량이다.
연소가스의 온도와 분자량은 화학평형 계산으로 구할 수 있으며, 엔진의 전체 성능(비추력 또는 배기가스 속도)은 연소실 성능에 노즐 성능(팽창의 효율)을 곱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의 연소를 생각하면, 혼합비가 ‘8’ 전후일 때 연소가스의 온도가 가장 높다. 하지만 연소가스 분자량의 영향으로 혼합비가 ‘4’의 부근에서 비추력이 가장 높다. 실제 액체로켓의 혼합비는 이런 연소 성능과 로켓의 구조 성능이나 비행 성능을 모두 고려해서 결정한다. 보통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은 연료 혼합비를 ‘6’ 전후로 설정한다.
또한,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뿐만 아니라 현재의 2원식(bi-propellant) 액체로켓의 엔진 성능(비추력)은 아주 높아서, 추진제의 물리화학 특성상 추력 등의 크기를 별도로 하면 기술적 한계에 가깝다고 생각해도 괜찮다.
화학종(Chemical Species)
원자, 분자, 이온, 래디컬(유리기) 등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요소 입자로, 화학식으로 표현한다. 부피와 질량에 의존하지 않는 물성값을 가진다. 가령 NaCl을 물에 녹이면 NaCl이라는 화학 물질(분자)이 아니라 Na+와 Cl-라는 이온 상태의 화학종이 존재한다. H, H₂, OH, H₂O, CH₃-(메틸) 등도 화학종이다.
4) 노즐 안의 화학반응
노즐 안의 가스 유동은 압력, 밀도, 온도가 낮아지는 가스 팽창과 동시에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가스가 가진 열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된다. 이런 노즐 유동은 매우 복잡하지만,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첫 번째는 가장 단순한 것으로 노즐 안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연소가스는 연소실 안의 가스와 같은 성분으로 구성되고, 노즐 형상대로 팽창한다고 가정한다. 이것이 동결류이다. 기체 역학(압축성 유체역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동결류를 해석하면 전체 엔진 성능을 약간 낮게 평가한다. 그러므로 엔진 성능의 최솟값으로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화학평형류이다. 연소가스는 유동에 따라 노즐의 각 위치에서 순간적으로 화학평형 상태이며, 각 위치에서 연소가스의 조성비, 가스 전체의 상태, 가스의 양, 유속 등을 노즐 출구까지 미소 간격마다 필요하다. 화학평형의 해석 결과는 엔진 성능을 약간 높게 평가한다. 그러므로 엔진 성능의 최댓값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노즐 안에서 화학반응이 진행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의 화학반응은 순간적이지 않고 일정한 반응속도로 진행한다. 그 반응속도는 절대 온도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노즐의 각 위치에서 화학종 사이에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계산을 반복한다. 해석은 매우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엔진 성능은 첫 번째 동결류와 두 번째 화학평형류의 중간값이다.
연소실에서 노즐 출구에 이르는 유동 해석에서 가스는 비점성, 비전도성의 이상기체이며, 단열 유동으로 가정한다. 이런 유동을 등엔트로피(isentropic) 유동이라고 한다. 실제 연소가스는 점성이 있어서 노즐 안에는 경계층이 형성된다. 또, 연소실 및 노즐 일부의 벽면을 흐르는 냉각제는 연소가스의 열을 밖으로 방출한다. 따라서 노즐의 유동은 완전한 단열 유동도 아니다. 엄밀한 엔진 성능 해석이 필요할 때 이런 실제 기체의 영향을 계산하고 바로잡는다. 이상적인 등 엔트로피 유동에서 점성 및 열전달에 의한 엔진 성능의 손실은 노즐의 형상, 크기, 연소 조건 등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약 2~3%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경계층
실제 유체(액체와 기체)는 평평한, 또는 천천히 굽은 물체의 표면을 흐를 때 그 표면에 달라붙어 흐르는 성질을 가진다. 이 현상을 코앙다 효과(Coanda Effect)라고 한다. 이때, 유체가 가진 점성의 영향으로 물체의 표면 위에 경계층이 형성된다. 경계층에서 유속은 물체의 표면 위에서 사라지고 표면에서 멀수록 점차 커지므로 경계층 계산식의 속도와 거의 같아진다. 여기서 균일 유동은 물체 표면에서 보면 무한의 유동이다. 레이놀즈수(관성력/점성력)가 매우 커질 때 (일반 항공기의 비행 조건에 해당할 때) 이 경계층은 아주 엷어진다. 즉, 점성의 영향은 매우 얇은 경계층으로 제한한다. 이 경계층 이론은 독일 프란틀(L. Prandtl)이 1904년 도입했으며, 근대 유체역학의 확립과 항공우주 과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Velocity Boundary 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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