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공학

중세 시대와 마찬가지로 도시와 마을은 고유한 특성과 차별성, 그리고 서로에 대한 냉담함을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도시와 마을의 유지와 개선은 국가적 관심사가 되었다. 1510년 6월 16일, 루이 12세는 파리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프랑스의 모든 도시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자기 집 앞에 포장도로를 깔고 잘 보수하라고 명령했다. 블록의 크기와 설치 방법에 대한 사양도 왕실 법령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프랑수아 1세는 1540년에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정확한 규정을 발표하고, 이를 어기는 자를 엄하게 벌하겠다고 위협했다.

 

프랑수아 1세와 그의 엔지니어 가이온 르 로이(Guyon Le Roy)는 부두와 선착장, 갯벌, 수문, 토사 관리만으로는 르아브르(Le Havre) 항구를 국가 항만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업체와 집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조건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새로운 도시로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517년 10월 8일, 국왕은 10년간 이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왕실 세금을 면제하고 어업과 개인 용도로 사용할 소금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소금은 제대로 주지 않았고, 3년 후 이 특권을 취소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연장했다. 왕과 르 로이는 좋은 물 공급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르 로이는 별도의 계약을 통해 3,000 리브르에 3마일 떨어진 샘에서 점토 배관으로 물을 가져오는 일을 진행했다. 그런 다음 짐꾼들이 샘에서 주거지까지 물을 운반했다. 르아브르가 성장함에 따라 프랑수아 1세는 1541년에 이탈리아 기술자에게 새로운 주거 지역을 배치하도록 지시했고, 2년 안에 또 다른 주거 지역을 지시했다.

 

르아브르

 

당시에는 거리를 깨끗하고 밝게 유지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이런 노력은 집주인들의 협조를 거의 얻지 못했다. 하지만 도시 상수도에 관한 관심은 훨씬 컸다. 사람은 보통 이웃을 구호하거나 받아들이기 전에 자신이 필요한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상수도 시스템은 1548년 초부터 방문객들의 호기심과 부러움을 불러일으켰다. 르아브르의 배관은 로마의 수로처럼 중력을 이용하여 물을 공급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 시민들은 강에서 물을 끌어 올려서 사용했다. 급수탑은 강 위로 130피트까지 올라갔다. 1548년에 어떻게 물을 끌어 올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 가지 추측으로는 개울에 7개의 아르키메데스 나사, 즉 나선형 펌프를 돌리는 언더샷 수차가 있었고, 이 수차가 물을 탑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한다. 1705년, 여행자 드 블랭빌(De Blainville)은 강에서 밤낮으로 펌프를 작동시켜 납 파이프로 물을 탑까지 끌어 올리는 공장을 목격했다. 그들은 모든 공공 분수대가 계속 흐르도록 많은 양의 물을 공급했고, 그 외에도 1,000채의 집이 매시간 120개의 ‘꽤 큰 공급’을 받았다고 그는 말했다. 무엇이 그러한 조치를 구성했는지는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상수도 시스템의 수탑

 

아우크스부르크 시스템이 설치된 지 20년이 지난 후, 스페인의 톨레도에는 엔지니어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기는커녕 어떻게 작동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물을 끌어 올리는 방법이 있었다. 1502년 무어인이 추방된 후 고대 수로는 폐허가 되었고, 주민들은 도시에서 0.5마일 정도 떨어진 타구스강에서 당나귀를 타고 물을 길어 와야 했다. 하지만 알카사르 궁전(Alcazar Palace)까지 300피트를 오르는 것은 너무 힘들었고, 이탈리아의 시계 제작자 후아넬로 투리아노(Juanelo Turriano)는 놀라운 메커니즘을 고안했다. 타구스강에 있는 수중 수차가 물을 두레박으로 끌어올려 톱니바퀴, 막대, 로커 암을 작동시키는 장치였다. 로커 암의 각 T자형 두레박을 연속적으로 들어 올려 다음 두레박으로 물을 옮기는 것이 개념이었다. 따라서 물은 일련의 두레박과 로커 암을 통해 알카사르까지 계속 올라가야 했다. 도중에 얼마나 많은 물이 손실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투리아노의 기발한 장치는 오래가지 못했다. 톨레도의 가난한 사람들은 곧 다시 당나귀로 물을 운반해야 했다.

 

알카사르 궁전(Alcazar Palace)

 

엘리자베스가 여왕 시대인 1582년 피터 모리스(Peter Morice)가 런던을 위해 건설한 도시 상수도 시스템의 효과나 기계적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모리스는 저지대에서 높은 곳으로 물을 끌어 올리는 데 능숙했다. 그는 런던 브리지의 좁은 아치 사이로 밀려오는 조수의 힘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의 언더샷 수차는 100마력 이상을 생산하고 피스톤 펌프를 가동하여 매일 약 4백만 갤런을 12인치 주관을 통해 128피트 높이까지 끌어올렸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와 마찬가지로 중력으로 저수지의 물을 납 파이프를 통해 주거지로 가져갔다. 모리스의 ‘가장 예술적인 포시에(Forcier)’는 성 마그누스 교회의 첨탑 위로 물을 ‘모든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끌어올려 런던 시민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러나 시카고,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현대식 물 공급이 불충분했던 것처럼 그의 물 공급은 1666년의 런던 대화재를 막을 수 없었다. 런던시에 대한 그의 공로로 모리스와 그의 상속인들은 연간 10실링의 임대료와 양수권, 다리 아치 5곳의 사용권, 필요한 토지를 500년 동안 부여받았다. 그의 후계자들은 1822년 의회가 상수도 시설을 철거할 때까지 이 특권과 의무를 누렸다. 이 유명한 임대 계약에서 얼마나 많은 재산이 발생했는지, 아니면 계약 이행 과정에서 손실되었는지는 공공 서비스에서 사유 재산의 사용에 관한 논쟁의 어느 쪽이든 흥미로운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다.

 

성 마그누스 교회

 

부유한 금세공업자이자 월터 롤리 경의 친구였던 휴 미들턴(Hugh Myddelton)은 1608년부터 1613년까지 자기 재산을 런던에 매일 1,300만 갤런의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수로 건설에 투자했다. 제임스 1세는 전체 비용 약 250만 달러의 절반 이상을 투자했다. 물은 북쪽으로 21마일 떨어진 하트퍼드셔의 웨어 인근 샘에서 60개의 지하 수로와 160개의 다리 아래에서 폭 18피트, 깊이 5피트의 운하를 따라 평균 3인치의 낙차로 약 40마일의 시골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었다. 이 공사를 ‘부지런히 관찰’하고 감탄한 한 동시대인은 “(어떤 곳에서는) 수로의 깊이가 30피트까지 내려갔고, (다른 곳에서는) 수로를 두 언덕 사이의 골짜기 위에, 그리고 수로를 나무 아치로 받쳐서 계곡 위에 설치해야 했는데, 그중 일부는 땅에 매우 깊게 고정되어 높이가 23피트 이상이었다”라고 기록했다.

 

미들턴의 뉴 리버 공급 저수지는 이슬링턴에 설치되었고, 그곳에서 느릅나무 또는 납으로 된 58개의 파이프가 도시로 매설되었다. 연간 15파운드 또는 20파운드에 임대하는 주택에는 더 작은 납 파이프가 직접 설치되었다. 법원과 골목의 연립 주택에는 일반적으로 공용 펌프가 제공되었다. 당대에는 “세계에서 이렇게 물이 잘 공급되는 도시는 없었다”라는 기록자 스토우의 말이 정확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런던 시민은 여전히 집 밖의 오수와 길거리의 쓰레기로 오염된 지역 우물에 의존해야 했다. 크게 확장되고 개선된 뉴 리버 상수도는 오늘날 런던 상수도 시스템의 일부가 되었다. 한때는 400마일의 나무 파이프를 사용했다. 1767년에는 존 스메턴(John Smeaton)이 증기기관을 제공했고, 1787년에는 더 높은 압력을 제공하기 위해 와트(Watt) 엔진이 설치되었다. 1810년 직후 나무 파이프는 주철로 완전히 교체되었다. 휴 미들턴은 재산을 탕진했지만, 뉴 리버 워터 컴퍼니의 주식 가치는 원래 투자금의 15배로 증가했다.

 

파리는 인근 광장의 공공 분수대에 물을 공급하고 수도원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멀리 떨어진 샘의 오래된 수로에 의존해 왔다. 센강은 ‘좋지 않은 수질’로 악명이 높았다. 그런데도 앙리 4세는 런던의 사례를 따라 1608년 플랑드르 출신의 기술자를 불러들여 센강을 더 잘 활용하고자 했다. 장 린틀라에르(Jean Lintlaer)는 퐁네프 강 아래에 16피트짜리 수차를 설치하여 왕궁인 루브르 박물관과 튀일리궁전에 물을 공급했다. 사마리아인이라고 부른 이 펌프는 1813년 나폴레옹이 강의 다른 곳에 증기 펌프를 설치할 때까지 사용하였다. 1624년, 루이 13세의 어머니 마리 드 메디치는 더 안전한 식수를 생각하던 중 남쪽으로 8마일 떨어진 룽기스(Rungis)의 샘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해 Aqueduc d’Arcueil을 건설했다. 이를 통해 룩셈부르크의 궁전과 정원에 14개의 공공 분수를 위한 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

 

Aqueduc d’Arcueil

 

프랑스의 수력공학은 1682년 플랑드르의 엔지니어 레네퀸 수알렘(Rennequin Sualem)이 루이 14세를 위해 만든 말리 상수도 시설이 대표적이다. 베르사유 정원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8천만 프랑스 리브르, 400만 파운드가 넘는 돈이 1744년 영국의 대형 소방차 중 하나보다 많은 물을 끌어 올릴 수 없는 기계에 사용되었는데, 그 비용은 1만 파운드를 넘지 않았다. 레네킨이 만든 말리(Marly)라는 기계에는 225개의 펌프가 강에서 ¾마일 경사면 위로 3단계로 설치하였다. 센강에는 25대가 더 있었다. 14개의 언더샷 수차가 동력을 공급했다. 이 수차들은 언덕에 있는 펌프와 체인이나 관절막대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쇠막대를 실은 마차가 기름칠하지 않은 차축으로 언덕을 내려가는" 것처럼 삐걱거리고 덜컹거리는 소리가 났다. 총 500개의 밸브가 누출에 영향을 주는 첫 번째 ⅜ 마일에서 누출의 몫을 차지했다. 1749년 영국의 한 추산에 따르면 연간 유지 보수 비용이 25,000파운드에 달할 정도로 유지 보수와 수리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전력의 95%가 막대와 체인을 움직이는 데 소비되는 등 효율성도 낮았다. 하지만 이 기계는 센강 위 533피트 높이의 물을 베르사유의 저수지로 끌어올렸다. 이 기계는 1804년까지 계속 작동했다.

 

말리의 작업은 복잡한 메커니즘과 비효율성을 넘어 공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알렘은 처음으로 주철 파이프를 사용했다. 주철은 거의 전적으로 대포에만 사용되었다. 철관을 만드는 공정은 꽤 잘 확립되어 있었지만, 비용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루이 14세는 공공 분수대에 물이 있든 없든 베르사유의 아름다움을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았고, 프랑스가 왕실 정원을 위한 주철 파이프를 감당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후대의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서민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태도로 더 잘 기억되고 있다. 주철 파이프는 1817년이 되어서야 미국 건축에 등장했다. 그 무렵에는 경제성이 매우 높아져 목재를 모두 빠르게 대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