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9. 03:13ㆍ과학/과학사
1560년은 역사적으로 평범한 해였다. 하지만 튀코 브라헤는 그해 8월 23일에 일어난 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이날 바로 개기일식이 일어난 것이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부분일식이었지만, 별과 달을 보고 이 일식을 예측했다는 사실은 천문 소년이었던 브라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별자리 관찰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브라헤는 10대 중반에 법학을 공부했지만, 천체를 관측하는 다양한 기구와 책을 구매하였고, 밤하늘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나는 젊었을 때 이런 질문을 했다.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별자리는 어째서 관찰자에 따라서 이렇게 다를까.” 열일곱 살 때 그는 이렇게 썼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랫동안 관찰하는 것이며, 한 곳에서 몇 년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천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브라헤는 이것을 진짜로 실행하였다. 그리고 말년에는 '거기에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해답에 반드시 필요한 자료를 만들게 된다.
2012년 5월 20일 일식
브라헤는 독일의 비텐베르크 대학, 로스토크 대학, 아우크스부르크 대학, 스위스의 바젤 대학 등 유럽의 유명한 대학에서 공부했다. 천문학, 연금술, 의학을 배우는 한편, 방대한 수의 천문 관측 기재를 수집하였다. 그런데 유학하는 동안 말 그대로 평생 화근을 남기는 사건을 저지른다. 한 학생과 춤을 추다가 심한 말다툼이 벌어졌고, 어둠 속에서 주먹다짐으로 발전해, 콧대 일부를 다쳤다. 그 후로 평생 금속으로 만든 특수한 커버를 코에 계속 붙이고 다녔다. 평소에는 구리 합금을, 중요한 자리에는 금이나 은으로 된 것을 붙이고 다녔다. 금속으로 된 코는 오만하고 성미가 급한 브라헤의 성격을 잘 나타낸다.
천계의 관찰자로서 명성이 확립된 것은 그 사건으로부터 몇 년 후의 일이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별이 밤하늘에 나타난 것이다. 그 무렵에는 이미 덴마크로 돌아가 있었다. 연구소에서 돌아오는 길에 카시오페이아자리 안에서 이상한 빛을 발하는 미지의 별을 발견했다. 1572년 11월의 어느 밤이었다. 이때 브라헤가 발견한 것은 우리가 초신성(supernova)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별은 일생이 끝날 때 갑자기 폭발을 일으킨다. 신성(nova)이라는 말은 그가 만든 말로, 그 발견에 관해 그가 쓴 책의 제목이 《De Nova Stella》였다. 그런데 별빛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이것은 당시의 우주관에서는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고, 인류에게 매우 충격적인 하나의 사건이었다. 모든 관측 결과에 비추어 볼 때, 그것은 행성도 유성도 아닌, 그냥 별이었다. 신이 창조하고, 완전하게 배열되었다고 믿었던, 흔들리지 않는 ‘신성한 하늘’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사람에게 새로운 별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몸서리칠 만큼 두려운 일이었다.
NGC 4526은하에서 발생한 Ia형 초신성 SN 1994D (왼쪽 아래 밝은 점).
※ 카시오페이아자리: 북쪽 하늘의 한 별자리. 북극성을 중심으로 북두칠성과 대칭적 위치에 있다.
※ 초신성(Supernova): 별이 진화하는 최종 단계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밝기가 태양의 수억 내지 백억 배에 달하는 신성.
※ 신성(Nova): 희미하던 별이 갑자기 환히 빛났다가 얼마 후 다시 희미해지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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