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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의 서재/동물 농장

클로드가 번역한 조지 오웰 《동물 농장》 1장 - 혁명의 서막

by 도서관경비원 2026.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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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조지 오웰, 번역: 클로드, 삽화: 제미나이

 

 

매너 농장의 존스 씨는 그날 밤 닭장 문을 잠갔지만, 너무 취한 나머지 환기구 닫는 것을 깜빡했다. 손에 든 등불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가운데 그는 마당을 비틀거리며 가로질러, 뒷문에서 장화를 걷어차 벗고, 창고의 술통에서 맥주를 마지막으로 한 잔 따른 뒤, 이미 코를 골고 있는 존스 부인 옆 침대로 올라갔다.

 

침실 불이 꺼지자마자 농장 건물 곳곳에서 술렁임과 퍼덕임이 일었다. 그날 낮, 상을 받은 미들 화이트 종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전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으며 다른 동물들에게 그것을 전하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존스 씨가 완전히 잠들면 모두 큰 헛간에 모이기로 합의가 되어 있었다. 메이저 영감은 - 출품될 때의 이름은 윌링던 뷰티였지만 늘 그렇게 불렸다 - 농장에서 워낙 존경받는 존재였기에 모두 그의 말을 듣기 위해 한 시간쯤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헛간 한쪽 끝, 들보에 매달린 등불 아래 짚 위에 메이저 영감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열두 살로 요즘 꽤 살이 쪘지만, 어금니를 한 번도 다듬지 않았음에도 지혜롭고 인자한 인상을 풍기는 당당한 돼지였다. 이윽고 다른 동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리를 잡으러 들어왔다. 먼저 블루벨, 제시, 핀처 세 마리 개가 들어왔고, 이어 돼지들이 단상의 바로 앞 짚 위에 자리를 잡았다. 암탉들은 창턱에 올라앉고, 비둘기들은 서까래로 날아올랐으며, 양과 소들은 돼지들 뒤에 누워 되새김질을 시작했다.

 

짐마차를 끄는 두 말, 복서와 클로버가 함께 들어왔다. 짚 속에 작은 동물이 숨어 있을까 봐 커다란 털 많은 발굽을 조심스럽게 내디디며 아주 천천히 걸었다. 클로버는 넷째 망아지를 낳은 뒤로 몸매를 되찾지 못한 중년에 접어든 통통하고 모성적인 암말이었다. 복서는 거의 열여덟 뼘에 달하는 거구로, 평범한 말 두 마리를 합친 것만큼 힘이 셌다. 코에 난 흰 줄무늬가 다소 멍청해 보이는 인상을 주었고, 실제로 특출한 지능은 아니었지만, 한결같은 성품과 엄청난 일하는 능력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았다. 말들 뒤로 흰 염소 뮤리엘과 당나귀 벤저민이 들어왔다. 벤저민은 농장에서 가장 나이 많은 동물로, 가장 심술궂었다. 말이 별로 없었고, 말할 때면 대개 냉소적인 한 마디뿐이었다. - 이를테면 신이 파리를 쫓으라고 꼬리를 주셨지만, 꼬리도 파리도 없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식이었다. 농장에서 웃음을 짓지 않는 동물은 그뿐이었다. 왜냐고 물으면 웃을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색하지 않았지만, 복서를 진심으로 따랐다. 두 녀석은 일요일마다 과수원 너머 작은 방목지에서 나란히 풀을 뜯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곤 했다.

 

두 말이 막 누우려던 참에, 어미를 잃은 새끼 오리 한 무리가 헛간으로 줄지어 들어왔다. 밟히지 않을 자리를 찾아 삐악거리며 이리저리 헤매는 것을 보고 클로버가 굵은 앞다리로 담처럼 둘러쌌고, 새끼 오리들은 그 안에 쏙 들어와 이내 잠들었다. 맨 마지막에는 존스 씨의 마차를 끄는 경박하고 예쁜 흰 암말 몰리가 각설탕을 씹으며 사뿐사뿐 들어왔다. 앞쪽에 자리를 잡고는 갈기에 땋아서 넣은 빨간 리본에 시선을 끌려는 듯 흰 갈기를 흔들어 댔다. 마지막으로 고양이가 들어와 언제나처럼 가장 따뜻한 자리를 찾다가 결국 복서와 클로버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러고는 메이저 영감이 연설하는 내내 한 마디도 듣지 않고 흡족하게 가르랑거렸다.

 

뒷문 횃대에서 자던 길든 까마귀 모세를 제외하고 모든 동물이 모였다. 메이저 영감은 모두 자리를 잡고 조용히 기다리는 것을 확인하고 헛기침을 한 뒤 말을 시작했다.

 

"동지들, 내가 어젯밤에 이상한 꿈을 꾸었다는 것은 이미 들었을 것이오. 꿈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소. 먼저 할 말이 있소. 동지들, 나는 앞으로 몇 달을 더 살지 모르겠소. 죽기 전에 내가 터득한 지혜를 여러분에게 전하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하오. 오랜 세월을 살며 마구간에 혼자 누워 많은 것을 생각해 왔소. 지금 살아 있는 어떤 동물 못지않게 이 세상의 삶의 본질을 이해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소. 바로 그것을 여러분께 말하고 싶소."

 

"자, 동지들, 우리의 삶이란 무엇이오? 직시합시다. 우리의 삶은 비참하고 고되고 짧소. 태어나서 겨우 숨이 붙어 있을 만큼의 먹이만 받고, 일할 수 있는 자는 기력이 다할 때까지 강제로 일하다가, 쓸모가 없어지는 순간 끔찍하고 잔인하게 도살당하오. 잉글랜드에서 한 살이 넘은 동물 가운데 행복이나 여유가 무엇인지 아는 동물은 아무도 없소. 잉글랜드에서 자유로운 동물도 아무도 없소. 동물의 삶은 비참한 노예살이요, 이것이 냉혹한 진실이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자연의 섭리란 말이오? 우리 땅이 너무 척박해서 여기 사는 이들에게 변변한 삶을 줄 수 없는 것이란 말이오? 아니요, 동지들, 천번 만번 아니오! 잉글랜드의 땅은 비옥하고 기후는 좋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동물을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소. 이 농장 하나만 해도 말 열두 마리, 소 스무 마리, 양 수백 마리를 지금은 상상조차 못 할 풍요와 품위 속에 살게 할 수 있소. 그런데 왜 우리는 이 비참한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오? 우리 노동의 거의 모든 결실을 인간이 빼앗아 가기 때문이오. 거기에 우리 모든 문제의 답이 있소. 한마디로 말하면 - 인간. 인간이 우리의 유일한 진짜 적이오. 인간을 없애면 굶주림과 과로의 근본 원인이 영원히 사라지오."

 

"인간은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생물이오. 젖을 주지도, 알을 낳지도, 쟁기를 끌 힘도 없고, 토끼를 잡을 만큼 빠르지도 않소. 그런데도 모든 동물의 주인이오. 우리를 일하게 하고, 굶어 죽지 않을 최소한만 돌려주고, 나머지는 자기가 챙기오. 우리의 노동이 땅을 갈고, 우리의 똥이 땅을 기름지게 하건만, 우리 중 자기 몸뚱이 외에 뭔가를 소유한 자는 아무도 없소. 저기 있는 암소들이여,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젖을 짰소? 튼튼한 송아지를 키워야 했을 그 젖은 어디로 갔소? 한 방울도 빠짐없이 우리의 적들 목구멍으로 넘어갔소. 암탉들이여,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알을 낳았소? 그중 병아리로 부화한 게 몇이나 되오? 나머지는 죄다 존스와 그 부하들의 돈벌이로 시장에 팔려 갔소. 클로버, 너는 늙어서 기댈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했을 망아지 넷을 낳았는데 다 어디 갔소? 한 살이 되자마자 팔려 나갔고, 다시는 볼 수 없소. 네 번의 출산과 들판에서 모든 노동의 대가로 네가 받은 것이 고작 배급과 마구간 한 칸뿐이오."

 

"게다가 우리의 비참한 삶조차 저마다의 수명대로 살도록 허락되지 않소.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 불평하지 않겠소. 열두 살이 되어 자식을 사백 마리를 넘게 두었으니, 돼지로서 제명대로 산 것이오. 그러나 결국 잔인한 칼날을 피하는 동물은 없소. 앞에 앉아 있는 새끼 돼지들이여, 너희들 하나하나가 일 년 안에, 도축장에서 비명을 지르게 될 것이오. 소도, 돼지도, 암탉도, 양도, 모두가 그 공포에 이르게 되오. 말과 개도 다를 바 없소. 복서, 그 근육이 힘을 잃는 날, 존스는 너를 도살업자에게 팔 것이고, 그는 네 목을 베어서 사냥개 사료를 끓여 낼 것이오. 개들은 늙어 이빨이 빠지면 존스가 목에 벽돌을 매달아 가장 가까운 연못에 빠뜨리오."

 

"그렇다면 동지들, 우리 삶의 모든 악이 인간의 횡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소? 인간만 없애면 우리 노동의 결실은 우리 것이 되오. 하룻밤 사이에 우리는 풍요롭고 자유로워질 수 있소.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오? 밤낮으로, 온몸과 온 영혼을 바쳐 인간을 타도하기 위해 일해야 하오! 이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전하는 말이오. 혁명! 혁명이 언제 올지는 모르오. 일주일 후일 수도, 백 년 후일 수도 있소. 그러나 내 발 아래 이 짚만큼이나 확실하게, 머지않아 정의는 이루어질 것이오. 남은 짧은 생 동안 그것을 눈앞에 새기시오! 무엇보다, 내 이 말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시오.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이어서 갈 수 있도록."

 

"그리고 기억하시오, 동지들, 결심은 흔들려선 안 되오. 어떤 말에도 현혹되지 마시오. 인간과 동물의 이해가 같다거나, 한쪽의 번영이 다른 쪽의 번영이라는 말을 절대 믿지 마시오. 거짓말이오. 인간은 자기 외의 어떤 생물의 이익도 섬기지 않소. 우리 동물들 사이에서는 완전한 단결, 완전한 동지애가 있어야 하오. 모든 인간은 적이오. 모든 동물은 동지라는 말이오."

 

바로 그 순간 엄청난 소란이 일었다. 메이저 영감이 연설하는 동안 커다란 쥐 네 마리가 구멍에서 기어 나와 뒷다리로 서서 듣고 있었는데, 개들이 불현듯 그것들을 발견했다. 쥐들은 재빨리 구멍으로 달아나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메이저 영감이 발굽을 들어 조용히 시키고 말을 이었다.

 

"동지들, 반드시 결론 내야 할 문제가 있소. 쥐나 토끼 같은 야생 동물은 우리의 친구요, 적이오? 투표로 결정합시다. 쥐는 동지인가?"

 

즉시 투표가 진행되었고, 압도적 다수로 쥐는 동지라는 결론이 났다. 반대표는 네 표뿐이었는데, 개 세 마리와 양쪽에 모두 투표한 것으로 나중에 밝혀진 고양이였다. 메이저 영감이 말을 이었다.

 

"할 말이 거의 다 됐소. 다시 한번 강조하오. 언제나 인간과 그 모든 방식에 대한 적대의 의무를 기억하시오. 두 발로 걷는 건 무엇이든 적이오. 네발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것은 무엇이든 친구요. 그리고 인간에 맞서 싸우면서 우리가 인간을 닮아서는 안 된다는 것도 기억하시오. 인간을 정복한 뒤에도 그의 악습을 따르지 마시오.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만지거나, 거래를 해서는 안 되오. 인간의 모든 습관은 악이오. 무엇보다, 어떤 동물도 자기 동족을 억압해서는 안 되오. 약하든 강하든, 영리하든 둔하든, 우리는 모두 형제요.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되오. 모든 동물은 평등하오."

 

"이제 동지들, 어젯밤 꿈 이야기를 하겠소. 꿈의 내용을 말로 설명할 수는 없소. 인간이 사라진 세상의 모습을 꿈꾼 것이오. 그런데 그 꿈이 오래전에 잊었던 무언가를 떠올리게 해 주었소. 아주 어릴 때, 어미와 다른 어미 돼지들이 가락만 알고 첫 세 마디만 아는 오래된 노래를 불렀소. 어린 시절 알던 그 가락이 오래전에 기억에서 사라졌는데, 어젯밤 꿈에서 되살아났소. 더욱이 노랫말도 함께 떠올랐소. 오래전 동물들이 불렀으나 몇 세대에 걸쳐 잊힌 노랫말이오. 이제 그 노래를 불러 드리겠소. 늙어 목이 쉬었지만, 가락을 가르쳐 드리면 여러분이 더 잘 부를 수 있을 것이오. 노래 제목은 '잉글랜드의 짐승들'이오."

 

메이저 영감이 헛기침하고 노래를 시작했다. 말한 대로 목은 쉬었지만 제법 잘 불렀고, 〈클레멘타인〉과 〈라쿠카라차〉를 섞어 놓은 듯한 흥겨운 가락이었다.

 

노래가 끝나자, 동물들은 극도의 흥분에 휩싸였다. 메이저 영감이 채 끝내기도 전에 동물들 스스로 부르기 시작했다. 가장 둔한 동물들조차 가락과 몇 마디 가사를 이미 익혔고, 돼지나 개 같은 영리한 동물들은 몇 분 만에 노래 전체를 외웠다. 이어 몇 번의 예비 연습 끝에 농장 전체가 우렁찬 합창으로 '잉글랜드의 짐승들'을 불렀다. 소들은 음매 하며, 개들은 낑낑거리며, 양들은 매애 하며, 말들은 히힝거리며, 오리들은 꽥꽥거리며 불렀다. 너무도 즐거워 다섯 번이나 연달아 불렀고, 방해받지 않았더라면 밤새 계속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소란에 존스 씨가 잠에서 깼다. 마당에 여우가 든 줄 알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침실 한구석에 늘 세워 두던 총을 집어 어둠 속을 향해 여섯 번 탄을 발사했다. 탄알은 헛간 벽에 박혔고, 모임은 황급히 흩어졌다. 모두 각자의 잠자리로 달아났다. 새들은 횃대로 날아오르고, 동물들은 짚 위에 자리를 잡았으며, 농장 전체는 순식간에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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