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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강점은 과학의 새로운 발견보다는 과학 원리의 실제 적용에 있다. 과거에 우리는 기초 과학의 발전에 별로 공헌하지 못했다.” 1947년에 미국의 대통령 과학연구위원회는 이렇게 보고했다. 이 위원회는 “하지만 우리는 외국에서 과학 이론을 도입해서 당면한 문제에 바로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 이것은 원자폭탄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 인용문은 미국이 “기초 과학의 발전에 공헌하지 못했다”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미국이 순수과학의 응용 분야 중에서 많은 부분을 공학에 적용했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유럽인들이 기본적인 공학 발전의 대부분을 이루어 냈다.

 

원자폭탄 개발에 순수과학을 적용할 때도 대중에게 공개를 제한하고, 정부 지원을 받았던 초창기의 노력은 소수의 외국 태생 물리학자가 주도하였다. 공학은 국가 안보와 복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므로 국가가 공학 발전에 다른 국가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지를 시민들이 아는 것이 국가 정책 수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공학의 역사(공학사)’인 것이다.

 

대체로 말하면 공학사 연구에서 두 가지 가치가 창출되는데, 하나는 실용적인 가치이고, 다른 하나는 보편적인 가치이다. 공학사를 공부하면 국가 발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배울 수 있다. 공학사 연구는 일반 독자에게 공학적 경험의 교훈을 이해하게 해주고,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낸 복잡한 환경에 대한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것은 엔지니어들이 그들보다 앞서간 사람들의 어깨 위에 서 있으므로 오늘날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과거의 엔지니어들에게 존경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조지 사튼(George Sarton)이 말한 것처럼, “진보성이 없는 존경심은 멍청한 것이고, 존경심이 없는 진보는 사악하면서 어리석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다른 연구와 마찬가지로 공학은 인간의 지평을 넓히고 좁은 생각에서 인간을 해방시켰다.

 

모든 역사 연구는 인간의 발전과 활동을 이해하는 것이다. 공학의 역사는 위대한 인류 역사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다른 역사와 다르게 경험이 축적된 것이고, 발전하는 인간 활동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발전’이라는 말은 가치에 관한 판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기존 지식을 바탕으로 이를 포함하는 발전을 의미할 뿐이다. 그러므로 공학의 역사는 문명의 발전을 이해하는 어떤 역사의 일부분을 설명하는 것이다.

 

공학은 한 문장으로 만족스럽게 정의할 수 없다. 1828년 영국의 건축가 토머스 트레드골드는 공학을 “인간의 사용과 편의를 위해 자연에 있는 위대한 힘의 원천을 조종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그가 초대 회장이었던 토목공학협회의 헌장에 정의되어 있다. 이 간단하고 간결한 정의는 증기 운송이 별로 성공적이지 않았고, 소수의 과학자만이 신비한 전류가 가진 가능성을 막연하게 감지했던 그의 세대에서는 너무나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직업은 수십 년 동안 매우 빠르게 확장하여 1880년대부터 시작된 공학협회조차도 사전 편찬가가 만든 수십 가지 정의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인간에게 유용하거나 가치가 있는 다양한 종류의 건설 프로젝트, 기계의 설계와 생산, 새로운 소재의 개발에 과학적, 경험적 지식을 실제로 적용하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문구는 ‘지식의 적용’, ‘설계, 생산, 개발’, ‘적용 또는 가치’이다. 공학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세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공학의 발전은 지식의 축적에서 나온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생산되거나 완성된 것은 인간에게 어느 정도 유용하거나 가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치는 반드시 경제적 척도로 측정되는 것은 아니다. 고대 피라미드와 그 이후의 수많은 구조물은 경제적 가치는 없었지만, 신앙과 아름다움의 측면에서 상당한 가치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디 크로스 교수는 공학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공학을 순수과학, 응용과학, 공학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것은 공학이 어떤 설명이 가능한 세 가지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순수과학, 응용과학, 공학이다. 두 번째는 경제 이론, 금융, 공학이다. 세 번째는 사회적 관계, 노사관계, 공학이다. 많은 공학적 문제는 순수과학만큼이나 사회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 엔지니어가 하는 일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체로 엔지니어는 사회의 관심을 끄는 어떤 해결방법이 있는 문제를 연구하여 사회로부터 급여를 받는다. 이 문제는 (1) 원자재 및 가공 제품의 변형 및 보존을 포함한 소재의 취급, (2) 변환, 전송 및 제어를 포함한 에너지의 처리, (3) 수집, 전송 및 처리를 포함하는 정보의 처리이다. 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엔지니어는 공학 연구, 설계 및 개발, 건설, 운영 및 관리를 통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이 책은 공학이 인간의 다른 활동과 무관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회적 요소 중 하나로서 공학을 인류의 역사 속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하였다. 바꿔 말하면 공학의 역사를 사회에 통합하려는 의도이다. 그래서 공학사를 인간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킨 역사상 가장 큰 사건 중 8가지를 중심으로 진행할 것이다.
 

º  식량 생산 혁명 (기원전 6000~3000년)

º  도시 사회의 출현 (기원전 3000~2000년경)

º  그리스 과학의 탄생 (기원전 600~300년)

º  동력 혁명 (중세)

º  현대 과학의 시작 (17세기)

º  증기와 산업혁명 (18세기)

º  전기와 응용과학의 시작 (19세기)

º  자동제어 시대 (20세기)

 

 
여기서 다루는 근본적인 변화는 공학의 발전을 촉진했고, 결과적으로 역사적 혁명의 속도를 빠르게 했다.

 

※ George Alfred Leon Sarton: 벨기에 태생의 미국 과학사가(1884~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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