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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다고 느껴진다. 아니면 넘쳐나는 OTT 영화로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내팽개쳐지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 이후로 줄거리가 있는 영화들이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CG로 도배된 영화만 보다가 즐거움을 잃어버린 것인지 알 수 없다. 이제는 좋은 영화를 찾아서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OTT가 알려주는 영화를 볼 뿐이다. OTT가 나에게 보여주는 것인지 내가 영화를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Drive My Car (2021)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며,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가진 연출가 겸 배우인 가후쿠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후쿠는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아내의 죽음을 맞이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는 미사키와 조용한 차 안에서 점점 마음을 열게 되며,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이 감동적인 영화는 사랑과 상실, 회복에 관한 인간적인 감정을 다룬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수어로 하는 바냐 아저씨의 대사가 모든 걸 말해 준다.
 
어쩌겠어요. 또 살아가는 수밖에요!
바냐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길고 긴 낮과 긴긴밤의 연속을 살아가는 거예요.
운명이 가져다주는 시련을 참고 견디며…
마음의 평화가 없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이 든 후에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하도록 해요.
그리고 언젠가 마지막이 오면 얌전히 죽는 거예요.
그리고 저세상에 가서 얘기해요.
우린 고통받았다고…
울었다고…
괴로웠다고요.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어여삐 여기시겠지요.
그리고 아저씨와 나는 밝고 훌륭하고
꿈과 같은 삶을 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우린 기쁨에 넘쳐서 미소를 지으며
지금 우리의 불행을 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드디어 우린 평온을 얻게 되겠지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열렬히 가슴 뜨겁게 믿어요.
그때가 오면 우린
편히 쉴 수 있을 거예요.


 <영화에 안 나오는 대사>

 

우린 편히 쉴 수 있을 거예요.
우린 천사의 목소리를 듣고, 온통 보석을 뿌려 놓은 듯한 하늘을 보게 될 거예요.
세상의 모든 악과, 우리의 모든 고통이
온 세상에 가득 찬 용서 속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 보게 될 거예요.
우리의 삶은 마치 어머니가 어루만져 주시듯
조용하고, 우아하고, 달콤한 것이 될 거예요.
저는 믿어요, 아저씨.
저는 믿어요. 가엾은 우리 바냐 아저씨,
우시는 군요… 아저씨는 한평생 기쁨이란걸 모르셨지요.
하지만 이제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저씨.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때가 오면 우린 편히 쉴 수 있을 거예요.
곧, 우린 편히 쉴 수 있을 거예요.
 
안톤 체홉의 《바냐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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