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금주도서(6)
-
《소년이 온다》 영문판 《HUMAN ACTS》 서문 번역
나도 번역을 딱 한번 해보았지만 정말 힘들고 고된 작업이다. 노벨문학상의 받은 공로의 반은 번역가에게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한국 이름이 금보라라는 데보라 스미스의 서문이 궁금해졌다. 서툴지만 《소년이 온다》 영문판 《HUMAN ACTS》 서문을 번역한 것이다. In early 1980, South Korea was a heap of dry tinder waiting for a spark. Only a few months previously Park Chung-hee, the military strongman who'd ruled since his coup in 1961, had been assassinated by the director of his own security services. Pre..
2024.10.15 -
아부다비에 온 『소년이 온다(Human Acts)』
아부다비에는 「키노쿠니아(kinokuniya)」라는 서점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본 서점이다. 미국, 싱가포르 등 세계 여러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10월 10일 노벨상이 발표되었을 때 진짜일까 다소 의구심이 먼저 들었던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 소설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다니... 최근에 다녀온 이스탄불 여행에서 이스탄불의 어느 서점에 오르한 파무크의 책이 유리 너머의 한정된 공간에 빼곡히 놓여 있었다. 책으로서 옆면이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책표지가 보인다는 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일까! 튀르키예의 유일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그토록 부러워했는데 단 2주 만에 우리나라에도 첫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생겼다. 많은 나라들이 서점에 노벨상 수상자를 축하하면서 마케팅하려고 전시 공간을 마련해두곤 한다...
2024.10.13 -
《설국》 드라마로 만든 설국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어두운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은 일본 사회의 빠른 현대화와 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변화와 고민,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사색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며 등장인물들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정체성과 가치관의 모순을 묘사한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이 소설은 일본의 문화, 역사, 사회적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깊은 이해와 공감을 일으킨다. 또한, 온천 마을을 배경으로 게이샤 고마코와 소녀 요코, 주인공 시마무라 사이의 인간관계가 일본 관점의 서정적인 표현으로 묘사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설국은 남녀 사이의 사랑에 관해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일본인 특유의 ..
2024.06.29 -
《이방인》 거짓말 못하는 자의 불행
《이방인》은 번역에 논란이 많은 듯하다. 영문학이 아니라 프랑스어로 된 문학이기 때문일까?하지만 논란이 많은 건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다. 논란을 거치면서 한글로 정확히 표현하면 많은 이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번역은 '직역 같은 의역, 의역 같은 직역'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방인은 짧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공들인 시처럼 느껴졌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 뫼르소의 총에 맞아 죽은 아랍인 사내는 레몽에게 맞고 쫓겨난 여자의 오빠였을까? 나는 아니라는 말에 동의한다. 두 사람이 남매가 아니라는 것을 카뮈는 무어인과 아랍인으로 구별한다. 소설 초반에 아랍인의 특징을 설명하는 구절이 있다.관 가까이에, 흰색 가운을 입고, 원색 히잡을 쓴 아랍인 간호사 한 명 있었다. 히잡은 좁..
2024.06.23 -
《순례자》 산티아고를 순례하는 마음 안내서
난 번역자도 존중하지만 원작자를 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가톨릭성경을 기준으로 번역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루카 복음서 22장 38절그들이 “주님, 보십시오. 여기에 칼 두 자루가 있습니다.” 하자, 그분께서 그들에게 “그것이면 넉넉하다.” 하고 말씀하셨다.책을 읽다 보면 카를로스 카스타네다를 자주 언급한다. 카를로스 카스타네다(Carlos Castaneda, 1925~1998)는 페루 출신의 미국인 문화인류학자로, 고대 중남미의 톨텍 문명에 기원을 둔 마법의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 야키 인디언 샤먼 돈 후안 마투스(Don Juan Matus)와의 도제 수행 과정을 기록한 10여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그렇게 그와 헤어지고 난 후 한참이 지나서야 난 그때의 경험이 내게 무엇을 가져다주었..
2024.06.19 -
《연금술사》 운명을 따르는 기나긴 여정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아주 재밌게 읽었다. 우선 연금술에 관해 알아보자. 현대 화학(Chemistry)의 바탕인 연금술(Alchemy)은 8세기경에 이베리아반도를 정복한 이슬람교도인 무어인(Moors)이 11세기에 스페인에 전달하면서 유럽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산티아고의 고향은 바로 이베리아 반도의 최남단인 타리파라는 곳이다. 연금술의 가장 큰 목표는 '영원한 생명'의 비밀을 밝히고, 비금속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을 찾는 것이었다. '과학'은 가장 기억된 것 중 하나일 뿐이다. 여기서 비금속은 한문으로 卑金屬이며, 납과 같은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하는 금속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또, 현자의 돌은 '철학자의 돌'이라고 많이 불려지는데, 표..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