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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의 서재

「하얀 전쟁」 서평 #2

by 도서관경비원 2026.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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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목숨을 팔던 시절

제프 댄지거

The Christian Science Monitor, 10 August, 1989, p.12.

 

이 작품은 다음의 두 가지 면에서 첫 번째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바로, 미국의 우방국 가운데 어떤 다른 나라에서 월남전을 다룬 최초의 작품이고, 미국에서 대규모로 판매되는 최초의 한국 소설이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전쟁 소설이지만, 또한 미국이 가장 헌신적인 우방국들 가운데 하나인 한국의 국민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 하는 점을 흥미진진하고도 냉정한 진지함을 보이며 탐색하고 설명한다.

 

《하얀 전쟁》은 베트남에서 미국 병력과 더불어 그들의 정부에 의해 전장에 나서야만 했던 한국 군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뒤에 숨겨진 논리는 미군의 파병보다도 정당화하기가 힘든 것이었으며, 한국에서 정당하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아무도 없었다.

 

《하얀 전쟁》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 저곳(청와대)에 살던 대통령은 그가 이 민족을 위해 옳고 보탬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들을 월남으로 보냈을 거야. 국제적인 체면이나, 어쩌면 한국전쟁 동안 우리들을 도와준 미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국가의 복지를 위해서. 하지만 그까짓 이유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 우리들이 목숨을 바쳐 그 대가로 벌어들인 피 묻은 돈이 나라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니... 그리고 우리의 공훈 때문에 대한민국은, 아니 적어도 상류층은 세계 시장으로 큰 발걸음을 내디뎠지. 우리는 목숨을 팝니다. 용병의 민족.’

 

이것은 월남전에 대해서 정부에 대한 불만 가운데 내가 발견한 가장 통렬한 내용이었다. 금성(현 LG) 전자레인지를 창밖으로 던져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무리 대부분의 미국인이 거의 비슷한 이유로 다른 국가들이 베트남에서 싸웠다는 사실을 기억조차 못하지만, 작가의 얘기가 옳다. 호주 사람은 린든 존슨이 호주 수상의 팔을 비틀다시피 했기 때문에 참전을 자원했고, 필리핀의 부대들은 (그가 당시에 마침 끌어들인 바가 있는) 충성스러운 미국의 동지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갖다 바친 병력이었다. 전쟁에서 이기고 싶은 욕망은 어떤 희생도, 존슨 대통령의 마음속에서는, 가장 가까운 친구들까지도 희생시킬 만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는 미국의 사상자 통계를 정치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끌어내리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한국군 장교도 정치가보다 별로 나을 바가 없다. 한국군은 미군보다 대우가 훨씬 나빴고, 심지어는 월남군보다 대우가 훨씬 나빴는데, 그럴 만한 이유는 거의 없었다. 그들은 적의 병력이 가장 많이 배치된 몇몇 정글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려고 보내졌지만, 공군과 포병의 지원은 훨씬 덜 받는 실정이었다. 주인공들은 이 모든 역경에 시달리며, 그는 자신의 경험에서 단 1초도 잊어버리지를 않았음을 보여 주는 명확한 서술체로 작전 정황들을 묘사한다.

 

작가는 한국군 사병이었으며 (이 소절의 제목을 따오게 된) 백마부대에서 복무했다.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대해 내가 기억하는 건 그들이 '무시무시한 부대'로 알려졌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믿었던 바로는 그들은 포로를 취급할 때 제네바 협정의 예우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소설 속 이야기는 훨씬 더 인간적이고 고뇌하는 병사를 그리고 있다. 한국군 병사들은 일반적으로 월남 사람을 이해하고 무척 동정하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하얀 전쟁》은 단순한 전쟁 소설만은 아니다. 작가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까지 전쟁을 경험한 주인공을 추적한다. 여기서 그는 산업화와 현대화에 대한 변함없는 편집광적인 집요함과 시장 분배에 대한 똑같은 분노를 발견한다. 한국 국민들은 산업 국가로서 오늘날의 위치에 이르기 위해 그들이 얻은 것보다 희생한 바가 더 많았으며 그럴 여유가 없는데도 많은 희생을 치렀다. 워싱턴으로부터 호감을 얻기 위해 베트남에서 젊은 병사들의 목숨을 서슴지 않고 소모했던 그들의 태도는 흉악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만일 내가 작가의 주장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비록 수단은 달라졌더라도 그 정신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하겠다.

 

작가 자신은 미국 문단에서 중요한 한국인 작가로 대두하고 있다. 두 번째 작품이 역시 소호출판사에 의해 내년에 미국 시장에서 선 보일 계획이다. 그의 문체는 명쾌하고 꾸밈이 없으며,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번역하기 때문에 완전한 글이다.

 

이 작품은 대담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환태평양 국가들과 그들이 겪어 온 긴장된 정세의 역사, 그리고 아시아인의 이상한 가족적인 요소를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모든 사람은 그의 작품을 꼭 읽어야만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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