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뷔퐁 백작, 과학으로 지구의 나이에 도전하다
지구의 나이를 과학적 방법으로 처음 구하려 한 인물은 지질학자이자 자연과학자인 프랑스 귀족 뷔퐁 백작, 조르주-루이 르클레르라고 전해진다. 그는 유서 깊은 땅 조르주-루이 르클레르에서 태어나 디종 근처의 뷔퐁 마을을 포함한 막대한 재산을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았고, 25세부터 "뷔퐁"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뷔퐁이 수행한 실험은 뉴턴이 《프린키피아》에서 예측한 혜성의 냉각률에 기반하고 있었다. 뉴턴은 혜성이 태양에 충돌하는 현상을 여러 차례 관측했는데, 뷔퐁은 그 충격으로 우주 공간에 방출된 태양의 파편이 고온의 물질로서 태양 주위를 돌며 지구가 탄생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구의 온도가 점차 식어 생물이 살 수 있는 수준까지 낮아졌다면, 그 과정에 걸린 시간을 계산하면 지구의 나이를 알 수 있다고 보았다.
철구와 여성들의 손 — 독창적인 실험
뷔퐁은 지구를 본뜬 직경 1센티미터에서 15센티미터까지 다양한 크기의 철구를 준비했다. 이를 용광로에 넣어 새빨갛게 달군 뒤 꺼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식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실험 기록에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대목이 남아 있다.
"섬세한 피부를 가진 4~5명의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여성들은 철구를 잡으면서 아직 뜨겁다거나, 이제 식었다거나 알려주었다."
여러 크기의 철구로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구가 식는 데 걸린 시간을 추산한 결과, 생명이 살 수 있는 온도가 되기까지 4만 2,694년, 현재의 온도에 이르기까지 7만 5,000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담한 숫자, 신학자들의 반발
1794년에 발표된 이 수치는 당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숫자(성경에 근거한 수천 년)와 크게 동떨어진 것이었다. 곧바로 파리 대학의 신학자들이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뷔퐁은 영리하게도 성경의 기술과의 연관성에는 일부러 언급을 피했다. 나아가 논문 《지구의 이론》을 시작으로, 필생의 역작 《일반 및 개별 박물지》(전 44권)를 출간했다. 이 방대한 저작에서는 자연계의 모든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림을 곁들여 상세히 해설했다.
예를 들어 지구와 생물의 역사에서 7가지 획기적인 사건을 추려내어 기독교의 천지창조 7일간과 암묵적으로 대응시키는 등, 당시의 종교적 분위기 속에서 과학적 주장을 교묘하게 펼쳐 나갔다.
종의 변이 — 진화론의 씨앗
뷔퐁의 업적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그는 "생물의 종은 시간의 경과와 지구 규모의 이동에 의해 변이할 수 있다" 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는 훗날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기 훨씬 전에, 종이 고정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씨앗을 뿌린 발언이었다.
뷔퐁이 철구와 여성들의 손으로 수행한 지구 나이 측정 실험은 조잡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류가 데이터와 물리적 법칙으로 지구의 역사를 계산하려 한 최초의 과학적 시도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후 이어질 장대한 탐구의 막을 올린 서막에 불과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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