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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변혁의 기세는 무시무시하고 피비린내 나는 것이었다. 타락한 로마 교회에 대한 항거로 1517년에 시작된 종교개혁은 유럽의 신생 국가를 1세기에 걸쳐 혼란에 빠뜨렸다. 이 소란으로 그때까지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았던 한 가지 생각이 흔들렸다. 그것은 바로 지구가 모든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때까지 대부분 우리가 사는 변함없는 대지, 이 지구가 하늘을 움직이고, 별과 행성, 그리고 생명과 빛을 가져다주는 태양과 달을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의 만물은 모두 신이 우리 인간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이 해석이 교황에 의한 것이든, 루터교와 같은 《성경》 해석을 통한 것이든, 교회와 국가는 이 논리에 권위와 정통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16세기가 끝나가자, 혼란이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 생각은 변화를 강요당하고, 동시에 권위와 정통성을 부여하던 쪽도 붕괴할 수밖에 없었다.

 

Prague panorama at castle.jpg

 

이 변화의 시발점이 된 것은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루돌프 2세가 소유한 화려한 왕궁에 나타난 사람들 때문이었다. 루돌프 2세는 1576년부터 1612년까지 재위했으며, 보헤미아, 헝가리, 크로아티아의 왕이었으며, 오스트리아의 대공도 겸직하고 있었다. 그는 소심하고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지배자였다. 그는 음모로 가득 찬 정치나 통치의 세계가 아니라 초자연적 현상이나 학문의 세계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엄청난 수집가였다. 그는 다양한 희귀 동물, 수많은 예술 작품, 시계, 과학 기기, 식물원 등등을 수집하였다. 또한 '호기심'으로 수집한 호화로운 물건을 수납하려고 프라하성의 한 모퉁이에 특별한 건물까지 지었다. 그 안에는 표면이 보석으로 뒤덮인 코뿔소의 뿔부터, 그가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겠지만, 불사조의 깃털, 용의 미라, 유니콘의 뿔 등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루돌프 2세는 ‘인물’ 수집가이기도 했다. 왕성한 학구열로 당시 최고의 두뇌를 왕궁에 모았다. 또, 다른 종교에도 관용적이었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자유롭게 토론이나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결국 천계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두 인물이 프라하 왕궁에 오게 된다. 그들은 과학사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한 명은 오만하지만, 당시 최고의 천체 관측 장비 수집가였던 덴마크 귀족인 튀코 브라헤, 또 한 명은 종교개혁의 소란에서 도망쳐 나온 가난한 독일인 수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였다.

  • 종교개혁(宗敎改革): 16세기에 유럽에서 로마 가톨릭교회에 반대하여 일어난 개혁 운동. 1517년에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제시하여 면죄부 판매를 공격한 데서 비롯하였는데, 개인의 신앙과 성서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그 결과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성립되었다.
 

[과학] 초신성을 발견한 브라헤

1560년은 역사적으로 평범한 해였다. 하지만 튀코 브라헤는 그해 8월 23일에 일어난 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이날 바로 개기일식이 일어난 것이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부분일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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