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옆 도서관

찰스 다윈은 1800년대 중반에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 선택설≫과 ≪진화론≫을 발전시켰고, 앨프리드 월리스는 많은 점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진화 현상으로 자연의 다양성을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이미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고, 당시 사회는 여행과 탐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다윈과 월리스는 항해 도중에 불가사의한 일을 많이 겪었다. 게다가 토머스 맬서스가 기근과 질병으로 인구가 저절로 억제되어 유지되는 방식을 설명한 ≪인구론≫을 함께 읽었는데, 두 사람은 무엇보다도 공공연한 경쟁에 좌우되는 사회 풍토 속에서 살고 있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은 진보라는 개념에 사로잡혀 있었고, 사회의 굴레를 넘어 모든 사람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업 환경과 산업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으며, 이러한 요소가 결합하여 두 사람은 '진화를 추진하는 힘'은 '자연선택의 압력'일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과학은 역사적인 사건뿐만 아니라 기술의 발명과 발견으로 과학 이야기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5세기 초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기(더욱 정확하게는 재조합이 가능한 활자 인쇄기)는 과학이 종교의 그림자와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한 가지 사건의 영향은 전 세계에 수백 년에 걸쳐 물결처럼 번져 '최초의 정보 혁명'을 가져왔다. 인쇄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책을 손으로 베껴 써야 했기 때문에 책 가격이 너무 비쌌고, 지식의 보급이 제한되었다. 1400년대 초에는 교육받은 사람이라도 대부분 책을 몇 권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인쇄술이 발명된 이후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 과학, 문학,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최근의 견해와 정보가 인쇄되어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고, 이것은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교회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인쇄기의 발명에서 간과하기 쉬운 또 다른 측면은 독서가 개인 활동이 되었다는 점이다. 더 이상 교회 안에서 책을 읽거나 감독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 것은 과학에서 성취를 가져올 수 있는, 개인의 탐구심을 더욱더 불러일으키는 데 헌신한 많은 변화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사람이 직접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그때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이 관측되거나 측정되어 과학의 여러 분야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망원경의 발명은 우주를 이해하는 방법을 바꿔 놓았고, 현미경의 발명은 세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방법을 바꿔 놓았다. 마찬가지로, 증기기관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기술자의 노력으로 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증기기관이 탄생하자 그 자체가 연구 대상이 되었고, 과학자는 증기기관을 움직이는 힘과 에너지의 원리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우주의 본질에 기초가 되는 몇 가지 물리학의 기본 법칙이 발견되었다.

※ 찰스 다윈(Charles Darwin): 영국의 의사이자 철학자(1731~1802). 진화론의 선구자 가운데 한 사람

※ 자연 선택설(自然選擇說): 생물의 종(種)은 자연선택의 결과, 환경에 적합한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하는 학설

※ 진화론(進化論): 생물이 생명의 기원 이후로 변화하거나 발전해 왔다는 이론

※ 앨프리드 월리스(Alfred Wallace): 영국의 박물학자, 진화론자(1823~1913). 동물 지리구의 경계선을 주장하였으며, 다윈과 동시대에 자연 선택설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 토머스 맬서스(Thomas Malthus):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1766~1834). 과소 소비설(過少消費說) 및 유효 수요(有效需要)의 원리를 처음으로 설명하였으며, 1798년에는 유명한 ≪인구론≫을 발표하여 인구의 자연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구텐베르크(Gutenberg): 독일의 활판 인쇄 발명자(1398?~1468). 주형(鑄型)으로 활자를 만들고 인쇄기를 발명하여 1455년경 ≪구텐베르크 성서≫를 출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