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5. 16:32ㆍ과학/과학사
러더퍼드는 이렇게 비유했다. 런던에 있는 로열 앨버트 홀의 크기로 부풀어 오른 원자를 상상해 보자. 그러면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자핵의 크기는 벼룩 정도의 크기다. 또한 당시 신문은 원자핵을 찾는 것은 대성당 안에서 파리를 찾는 것만큼 힘들다고 쓰고 있다. 이 대성당 주변을 작은 파리가 날아다니는 그림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지만, 사실은 잘못된 것이다. 원자를 대성당에 비유한다면, 원자핵은 모래알 하나에도 못 미치는 크기인 것이다. 원자 속은 거의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라는 러더퍼드의 주장은 옳았다. 바꿔 말하면, 우리 자신과 그 주변 세계의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거의 비어 있거나 공허하다.

양자역학은 공간에서 입자의 정확한 위치를 예측할 수 없으며 다른 위치에서 입자를 찾을 확률만 예측할 수 있다. 밝은 영역은 전자를 찾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그리는 원자는 작은 태양계이다. 전자는 아무것도 없는 광대한 공간을 이동하는 행성과 같으며, 태양, 즉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미지는 논리적인 것으로, 러더퍼드의 첫 번째 이미지도 사실은 비슷했다. 그러나 원자를 이러한 구조로 파악할 수 없다는 비판이 곧 나왔다. 전자는 행성과 달리 음(-)전하를 띠고 있는데, 고전 물리학에 따르면 전하를 띤 물체의 속도가 변할 때는 에너지를 방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전자가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면 원자핵으로 붕괴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분명치 않다.

러더퍼드의 동료였던 닐스 보어는 이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았고, 신혼여행 중에도 이 문제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하지만 보어의 생각은 너무 급진적이어서 동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어는 “양자론을 처음 듣고 분개하지 않은 사람은 진정으로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보어는 전자가 정해진 궤도를 운동하고 있을 뿐이며, 버스보다 전차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또한 전자는 궤도를 벗어나 원자핵에 가까운 궤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럴 때는 에너지의 산발적인 뭉치, 즉 양자를 방출한다고 한다. 이것이 이른바 퀀텀 점프(Quantum leap)이다. 다만 이 점프라는 말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왜냐하면 이때의 이동은 아무런 흔적도 없이 궤도와 궤도 사이를 순식간에 이동하는 순간 이동에 가깝기 때문이다.
보어의 모델을 바탕으로 원자에 대한 학설이 차례로 구축되었지만, 그것들은 모두 상식과 동떨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원자 세계에서 물리학자들은 인간의 두뇌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을 접하게 되었다. 이상한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전자는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기도 하며, 또한 관측될 때까지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정확한 위치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전자는 확률 파동이다. 전자는 앞서 말한 것처럼 순간 이동할 뿐만 아니라 갑자기 사라지거나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텔레파시와 비슷한 능력을 보이는 원자보다 작은 입자가 존재한다. 이 입자들은 쌍둥이로서 양자 얽힘( quantum entanglement)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통해 항상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만약 쌍둥이 중 하나가 다른 쪽에서 떨어져 회전하면, 다른 한쪽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즉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지만, 즉각적인 자기 의사소통, 즉 광속보다 빠른 정보 전달이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양자역학은 난해하고, 원자보다 작은 세계의 확률 파동이라든지, 어디에나 존재하면서 동시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전자라든지, 우리의 상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그저 이론물리학자의 머리를 썩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양자역학은 현대 전자공학의 핵심인 트랜지스터 개발에 있어 그 수학적 기초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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