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해외여행(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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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같은 곳을 두 번 여행한다는 것, 간사이
같은 곳을 두 번 여행한다는 건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과 같다.이전 여행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도 있고, 시간이 모자라거나 실수로 미처 볼 수 없었던 곳을 볼 수도 있다. 처음만큼 신기하거나 설레는 마음은 없지만 말이다. 2009년 간사이를 혼자 여행 다녀온 게 왠지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2011년 다시 가족과 함께 간사이를 여행 다녀왔다. 8월에 간사이라니, 지금 생각해 보면 한여름에 간사이를 간다는 건 좀 무리한 일이다. 아이들의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고, 내 발등은 화상을 입었다. 명탐정 코난에서도 간사이 명탐정은 얼굴이 좀 까맣다. 지난 간사이 여행에는 고베에 다녀왔는 데 이전 간사이 여행에는 를 빼고, 를 넣었다. 아이들은 사슴을 좋아하니까. 아이들과 하는 여행은 너무 어렵다..
2025.03.02 -
08. 갈 수 없다가 있다가 없다가, 모스크바
전쟁이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폭력적인 인간의 욕망으로 벌어진 전쟁은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 2010년 말에 회사 일로 모스크바에 갔었다. 중국에 갈 때도 그랬지만 초등학교 시절 죽의 장막, 철의 장막으로 배웠던 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당시에는 9시간이라는 꽤 먼 길을 가는 첫번째 여행이었다. 게다가 DSLR 붐이 일어 어렵게 구입한 캐논 50D라는 카메라를 들고 간 여행이었다. 동양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호텔이 있었는 데 Korston Hotel이다. 지금은 없어졌다고 하니 괜히 아쉬운 생각이 든다.숙소로 가는 길에 특이한 건물이 보인다. 차창 너머로 신기한 세상을 보는 것이 신비롭지만, 오랜 주입식 공부 탓에 두려움을 품고 있었던 게 생각난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건물은 모스크바..
2025.03.01 -
07. 일본인들의 신혼 여행지였던 곳, 미야자키
우리나라의 해외여행 자유화는 1989년에야 이루어졌다. 88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자신감과 올림픽 때문에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했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것은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국민의 생활수준이 크게 향상했기 때문이다. 또한,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지금 이렇게 자유롭게 해외를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조차도 1987년 민주화 운동 때문인 것이다. 지금은 모두 신혼여행을 외국 어딘가로 떠나지만 이전에는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 게 많은 사람의 꿈이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신혼여행을 가는 국내 여행지가 바로 미야자키였다. 왠지 제주도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현재 미야자키는 골프를 치러 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나는..
2025.03.01 -
06. 한 번 가봤으면 됐지, 베이징
베이징을 여행했던 날짜는 확실히 기억이 난다. 2009년에 갔었는 데, 당시 한글날은 휴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회사 창립 기념일이 10월 9일인 관계로 나에겐 휴일이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사람이 적을 거라고 예상하고, 10월 9일에 베이징에 여행을 갔었다. 아이들에게 말로만 듣던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여행 사진을 모두 잃어버렸다. 아마도 애플 맥북을 사용해 보고 싶어서 사진을 옮겼다가 다시 옮기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 같다. 사진은 그저 하나의 디렉터리에 계속 보관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은 FastStone 소프트웨어로 초단위까지 시간순으로 보관하면 사진이 겹치지 않고 저장할 수 있다. (예시: $Y$M$D-$H$N$S) FastStone Photo Resizer - Pow..
2025.02.15 -
05. 내가 계획한 첫 여행, 간사이
여행이란 무엇일까! 혼자 하는 것일까.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일까. 누군가와 여행을 한다는 건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뜻을 맞추어야 한다. 그래서 때론 혼자 여행하는 게 편하기도 하다. 왠지 삶과 맞닿아 있다. 삶도 때론 혼자가 편하기도 하고, 때론 외롭기도 하다. 그래서 여행을 한다는 건 어찌 보면 삶을 배우는 길이기도 하다. 2008년이다. 내가 계획을 세워서 여행을 처음 간 것은 ...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여행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긴 건 스스로 계획을 세워 갔던 첫 여행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여행은 모두 뚜렷한 목적을 두고 갔던 출장이었으니 말이다. 여행을 시작하는 첫 단계는 국내 여행이 아니고서야 항공권을 사는 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행을 한다는 건 여행 전체의 일정을 물 흘..
2025.02.09 -
04. 신해혁명의 기억, 난징
2007년 중국 여정의 마지막은 난징이었다. 역사책에서는 남경(南京)이라고 배웠던 곳이다. 학회에 와서 세 도시나 여행한 건 행운이긴 하다. 그것도 꽤 먼 도시인데 말이다. 난징에서 환영 식사 자리에서 공연을 하나 보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곤곡이라는 것이다. 곤곡(崑曲)은 6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친 중국 전통 희곡 중 가장 오래된 희곡이라고 한다. 한때 성행하였으나 19세기 초 청나라 때 완성된 경극에 눌려 점차 쇠퇴하다가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이던 중국이던 인기가 사그라진 전통문화의 명맥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인 듯하다. 명맥을 유지하려면 하려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데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 아무도 하려고 달려들지 않을 테니 말이다. 국가가 나서서 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
2024.12.25 -
03. 다시 가보고 싶은 중국, 청두
2007년도에 같이 일하던 동료의 호의로 우연찮게 청두를 갔었다.청두에 도착하자마자 느낀 첫인상은 다른 중국 도시보다 깨끗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였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동안, 넓은 도로와 고층 빌딩들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이곳은 판다의 고장이다. 그래서 청두의 상징인 판다 조형물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내가 방문한 2007년에는 콴자이샹쯔가 없었다. 콴자이샹쯔는 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역사문화지구로, 동서 방향의 세 개의 오래된 거리와 거리 사이에 있는 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두시는 2007년부터 이 지역을 개조하여 주민을 이주시키고, 50여 개의 마당과 3만 평방미터의 지상 건물을 복원 및 개조하여 2008년 6월 14일에 넓고 좁은 골목 지역을 공식적으로 개장했다. 콴자이샹쯔 골목의..
2024.12.15 -
02. 마지막 대한민국 임시정부, 충칭
2007년에 일제강점기 마지막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던 충칭을 갔었다. 사실 중경(重慶)에 가기 전 난 중경을 알지 못했다. 북경과 남경은 알아도 중경은 알지 못했다. 더구나 상해임시정부만 알았지, 중경임시정부는 알지 못했다. 양쯔강을 마주 보고 있는 롱먼하오(龍門浩) 옛 거리는 산에 둘러싸여 있다. 샤오시즈 역 밖에서 장강 케이블카를 타고 난안구로 갈 수 있다. 케이블카 노선 아래 롱먼하오 근처에는 연기가 자욱한 언덕 사이에 검은 벽돌과 녹색 기와로 된 집들이 숨어 있다. 롱먼하오의 부두는 오래전에 산 바로 앞에 뻗은 아스팔트 도로로 대체되었다. 1890년 충칭은 세계에 개방되었고, 롱먼하오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내륙 항구가 되었다. 이후 롱먼하오의 부두에는 화물선이 정박했고, 거리에는 영사관, 레스..
2024.12.14 -
01. 나의 첫 해외여행, 요코하마
2003년, 요코하마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도시였다. 그것은 요코하마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나의 첫 해외여행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사진이 별로 없다. 이 시기에는 디지털카메라가 존재하긴 했지만 꽤 비쌌기 때문에 난 가지질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휴대폰 카메라는 별로 성능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이 별로 없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데 지금은 너무 후회스럽다. 필름 카메라라도 살걸... 필름 카메라도 없었고 단지 기억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 기억도 일부일 뿐이지만...사실 지금은 요코하마까지 무엇을 어떻게 타고 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 공항에 요코하마까지 가는 버스를 탔던 것 같다. 첫 해외여행이라서 그저 도착하는 게 지상 최대의 목적일 뿐이었다. 요코하마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랜드마..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