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4. 00:33ㆍ공학/우주로켓공학
1) 내하 능력
우주로켓의 구조를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로켓 기체가 받는 모든 하중에 구조물로써 하중을 견디는 동시에 경량화를 최대한 추구하는 데 있다.
우주로켓은 지상의 운송, 발사 준비 및 비행 사이에 다양한 하중(외력)을 받는다. 특히 비행 중인 로켓 기체는 추진제 탱크의 내압 하중, 엔진 추력이나 공력의 기체 축 방향 압축 하중과 굽힘하중, 추가로 동적 하중 등 많은 어려운 하중을 받는다. 로켓의 구조물은 이러한 하중을 받아도 원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 바로 ‘하중에 견디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중에 견디는 능력’이란 구조물 및 재료가 최대 하중을 받아도 ‘항복’이나 ‘파괴’가 발생하지 않는 강도를 가진 것이나 과도한 ‘해로운 탄성 변형’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항복이란 구조물이 해로운 변형을 일으키는 것이며, 파괴는 구조물이 파손이나 좌굴 등에 따른 구조물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다. 구조역학에서는 구조물이 항복을 시작할 때의 하중(해당 부위의 응력)을 항복 응력, 파괴(파열 또는 좌굴) 직전의 하중(해당 부위의 응력)을 극한 응력이라고 한다.
로켓의 구조 설계에서는 구조해석을 이용하여 시뮬레이션하고, 지상 및 비행 중의 각 시점에서 각 기체의 부하 하중을 예측한다. 예를 들어, 어느 시점에서 구조물 일부가 1.0×106N의 최대 정적하중을 받을 거라고 가정하자. 만약 구조해석으로 예측한 계산이 실제 현상을 100% 반영한다면, 경량화 관점에서 그 구조물은 1.01×106N의 하중이 작용하면 바로 파괴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최적이다.
구조 설계 엔지니어는 로켓이 받는 하중으로 생기는 모든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모델화하고, 최선의 지식과 최신 데이터를 사용하여 구조를 해석한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 현상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종종 가정 밖의 일이 일어나는 것은, 모든 분야에서 이미 인간이 경험한 것이다.
구조해석에는 ‘해석 모델의 불완전성’과 해석에 이용하는 ‘각종 데이터의 불확정 요소’ 때문에 ‘불확실성’이 남는다. 또, 완성된 구조물은 제조 조립 과정에서 정밀도 오차가 불가피하다. 거기에서 신이 아닌 인간이 예견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보상하려면 실제 구조물에서 예측한 최대 하중보다 ‘어느 정도 큰 하중’까지 견디도록 안전하게 설계하는 것이 현명한 대책이다. 그 크기의 정도를 나타내는 1.0 이상의 계수를 안전계수 또는 설계 ‘안전율’이라고 한다.
2) 안전설계 방법
안전계수는 설계에서 안전율을 의미한다. 여기서 정확성이 필요하므로 설계 안전계수라고 정의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없을 때는 그냥 안전계수라고 부른다. 우선 구조물의 안전계수를 1.0 이상으로 한다. 어떤 구조물에서 최대 1.0×106N의 하중이 작용한다는 예측할 때, 항복조건에 1.1의 안전계수를 사용하는 것은 예측한 항복 하중의 1.1배, 즉 1.1×106N의 하중까지 해로운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파괴에 대해서 1.5의 안전계수를 사용하면 예측한 극한하중의 1.5배, 즉 1.5×106N의 하중까지 파손이나 좌굴이 일어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공계가 아닌 사람이 보면 최신의 이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예측값에 1.0 이상의 안전계수를 적용하면 설계자가 자신의 설계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 아니냐고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지혜가 미치지 못하는 불확실성을 보상하기 위한 계수이며, 로켓에 한정하지 않고 토목이나 건축 등 모든 분야의 설계에 사용한다. 이 방법은 안전성이나 비용 관리의 관점, 과거의 경험에서도 합리적으로 인정받아 공학 분야에서 널리 적용되었으며, 안전계수를 1.0에서 2.0으로 변경하면 구조물의 질량이 약 2배가 되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그다지 경량 설계가 필요 없는 지상 구조물은 상당히 안전하게 설계할 수 있으며, 5~10이라는 큰 안전계수를 사용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승강기 쇠밧줄의 설계 안전계수는 건축법에 따라 10 이상 확보하고 있다.
안전계수는 기술 분야나 설계 사상에 따라 다르다. 항공우주공학에서는 경량화가 가장 중요하므로 큰 안전계수를 사용할 수 없다. 다음에는 구조 설계에서 중요한 용어의 정의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우주로켓의 안전계수를 고찰할 것이다.
3) 하중과 강도의 정의
설계하중
- 제한하중(Limit Load, $L$): 예상되는 운용 환경에서 구조물에 작용하는 최대 하중이다. 설계에서 설정하는 하중으로 구조해석에서 예측되는 하중 중 최대 예측 하중(Maximum Anticipated Load)이다.
- 항복하중(Yield Design Load, $Y$): 구조물이 항복을 일으키면 안 되므로 최대 하중으로 설계에서 설정하는 하중. 제한 하중에 설계 항복 안전계수를 곱한 값이다.
- 극한하중(Ultimate Design Load, $U$): 구조물이 파손과 좌굴 등의 구조 파괴를 일으키면 안 되므로 최대 하중으로 설계할 때 설정하는 하중. 제한 하중에 설계 극한 안전계수를 곱한 값이다.
구조 강도
- 허용하중(Allowable Load, $A$): 구조물이 견딜 수 있는 최대 하중. 보통 구조물의 강도이다. 다음 2개의 강도 데이터는 변동이 있는 값으로 구조해석에서 설계하중과 비교해서 최솟값을 사용한다.
- 항복강도(Yield Strength, $A_Y$): 부재가 항복하기 시작할 때의 하중
- 극한강도(Ultimate Strength, $A_U$): 부재가 파손과 좌굴 등으로 구조가 파괴하지 않는 최대 하중
최댓값, 최솟값
위의 정의에서 최댓값, 최솟값은 여러 차례의 시험에서 얻어진 데이터 중 최댓값, 최솟값이 아니라 불균형이 있는 데이터를 확률, 통계적으로 분석한 다음 최댓값, 최솟값으로 설정하는 값을 뜻한다.
4) 설계 안전계수
설계 안전계수(설계 안전율: Safety Factor)의 정의와 같이 우선 제한 하중($L$)이 해석 계산에 필요하고, 미리 설정한 설계 안전계수($SF_y$, $SF_u$)를 곱하면 설계하중($Y$, $U$)이 결정된다. 여기에서 설계 안전계수는 제조한 다음의 실제 구조물의 안전계수가 아니라 설계 요구 사항이라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 Y = L \times SF_y $$
$$ U = L \times SF_u $$
5) 안전여유
구조물은 제한하중과 설계 안전계수를 곱한 설계하중에 견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실제로 얻어진 설계 강도는 요구 이상의 여유 강도를 가지는 것이며, 그 잉여분을 비율로 나타낸 값이 안전여유(Margin of Safety: $MS$)라고 한다. $MS$는 양수(+)이어야 하며, ‘0’에 가까운 것이 바람직하다.
6) 안전계수
우주로켓 구조물의 정하중에 대한 설계 안전계수의 예를 표에 나타냈다. 이 표는 NASA에서 이용한 안전계수를 나타낸 것이다. 표에 비행 중이나 지상에서 다룰 때의 안전계수가 있지만, 보통 로켓 구조물이 받는 하중은 지상에서 다룰 때와 비교하면 비행할 때가 훨씬 높다. 이 표와 같이, 우주로켓의 안전계수는 토목, 건축 등 다른 분야와 비교하여 1.0에 가까울 정도로 상당히 작다.
표. 우주로켓의 메인 구조물의 정하중에 대한 안전계수
설계 항복 안전계수 (SFy) | 설계 극한 안전계수 (SFu) | |
비행 중 하중 | ||
유인 | 1.0 또는 1.1 | 1.40 |
무인 | 1.0 | 1.25 |
지상 취급 시 하중 | ||
사람이 위험할 때 | 1.0 또는 1.1 | 1.50 |
사람이 위험하지 않을 때 | 1.0 또는 1.1 | 1.25 |
주 1) 안전계수는 조직, 기관, 프로젝트마다 다르다. 이 표는 대표 예로서 NASA에서 오랫동안 사용한 안전계수이다. | ||
주 2) 고체로켓을 포함한 압력 용기는 별도로 규정한다. |
7) 내하 능력의 보증
로켓 구조물이 실제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에서 보증하려면 다음의 2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① 설계하중으로 2개의 설계 안전계수를 확보한다.
② 안전여유는 모두 ‘0’보다 크다. ($MS > 0$)
상기 ①과 ②의 조건은 다음 식과 같으며, 모두 만족해야 한다.
$$ Y < A_{y,min} $$
$$ U < A_{u,min} $$
8) 유인 로켓의 파괴에 대한 안전 확보
상술한 것처럼 구조물이 내하 능력을 설계에서 보증하려면 위 식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일례로 유인 로켓의 ‘파괴’에 대한 구조물의 안전 확보 문제로 극한강도의 식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로켓 구조물이 지상이나 비행 중에 받는 것으로 예측되는 하중은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구조해석이나 계산이 필요하다. 이 데이터는 오차가 있으므로 예측 하중은 평균값을 중심으로 일정하게 바뀔 수 있다. 해석이나 계산 결과에서 최댓값으로 설정한 것이 바로 제한 하중이다. 또 구조나 재료의 강도(항복강도 및 극한 강도)에 불균형이 있으므로, 그 최솟값을 결정해야 한다.
확률 통계에서 데이터 불균형의 정도는 데이터 수가 많아지면 가우스 곡선(정규 분포 곡선)에 다가간다. 일정 수의 데이터가 모이면 그 평균값과 표준 편차($ \sigma $)가 정해지고 특정 가우스 곡선을 확정한다.
가우스 곡선에서는 평균값을 중심으로 $ -2 \sigma $과 $ +2 \sigma $ 사이의 면적은 95.5%로 $ -3 \sigma $와 $ +3 \sigma $ 사이의 면적은 99.7%가 된다. 예를 들어, 예측 하중이 95.5%의 확률로 $ -2 \sigma $과 $ +2 \sigma $ 사이에 존재하고, 그때의 최솟값, 최댓값은 $ -2 \sigma $, $ +2 \sigma $이다. 마찬가지로 예측 하중은 99.7%의 확률로 $ -3 \sigma $와 $ +3 \sigma $ 사이에 존재하고, 그때의 최솟값과 최댓값은 $ -3 \sigma $, $ +3 \sigma $이다.
불균형의 범위를 어디까지 고려해야 할까? 바꾸어 말하면 최댓값과 최솟값을 $ \pm 2 \sigma$로 결정하거나 $ \pm 3 \sigma$로 결정하는 것은 개발 대상의 설계자마다 다르다. 우주개발에서는 $ \pm 3 \sigma$ 를 선택할 때가 많다. 현재 예에서 예측 하중은 $ \pm 3 \sigma$ 를 최댓값으로 선택하고 이 값을 제한하중($L$)으로 설정한다.
보통 $ \pm 4 \sigma$, $ \pm 5 \sigma$,… 등 끊임없이 불균형의 범위를 확대하지 않는다. 과대한 강도 설계 요구는 과대한 구조 질량의 증가를 초래하므로 거기에는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한편 비교해야 할 구조 강도 데이터도 불균형이 있고, 그 안의 최솟값을 찾아야 한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극한강도($A_u$)의 $ -3 \sigma $를 최솟값으로 선택할 때가 많다. 이 값을 최소 극한강도($ A_{u,min}$)로 결정한다. 가우스 곡선에서 $L$이 $ +3 \sigma $보다 클 확률은 0.15%이며, $ +3 \sigma $ 보다 작을 확률은 0.15%이다.
예제에서 유인 로켓의 파괴에 대한 안전설계는 극한강도 식의 조건을 명확히 결정한다. 바꿔 말하면, 파괴가 발생하기 직전 구조 강도의 최솟값($ -3 \sigma $: $ A_{u,min}$)은 설계 극한하중($u$)이 최대 예상 하중($ -3 \sigma \times 1.4$)보다 클 확률을 설계에서 보장한다. 결국 ‘로켓의 구조물이 실제 하중이 작용할 때 파괴하지 않는 것이 $ 3 \sigma $수준으로 설계에서 여유 있게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유인 로켓의 파괴에 대한 안전을 고찰했는데, 유인 로켓의 항복도 역시 항복강도 식을 만족해야 한다.
9) 안전계수와 안전여유
안전여유(Margin of Safety)는 여유 부분이며, 구조물 전체에서 항복강도와 극한강도에서 $ MS > 0 $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 MS $는 반드시 양의 값이어야 한다. 한편 로켓 구조 설계의 지상 명제는 경량화이므로, $ MS $는 양의 값이며, 동시에 ‘0’에 가까운 값이 필요하다.
보통 무인 로켓의 항복 안전계수는 1.0이다. 해석 결과, 구조물의 어떤 부분이 $ MS = 0 $ 이라는 것이 판명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낮은 확률이지만, 그 부분에서 국소적인 항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발사의 성패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은 국소적이고 한정적인 항복, 즉 ‘부분 항복’을 허용한다. 특별한 경우로 $ MS = 0 $ 을 허용한다. 우주로켓의 구조 설계에서 경량화는 그 정도로 엄중한 것이다.
표와 같이 유인 로켓의 설계 극한 안전계수는 무인의 1.25와 달리 1.4라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이런 안전설계 기준을 바탕으로 개발한 로켓의 구조물은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강도 시험을 시행하고 설계가 타당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작은 안전계수를 채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마련한 조치이다. 전체의 경량화에 영향이 없으므로 작은 기기류의 구조물은 큰 설계 안전계수(예를 들면 $SF_u = 2.0 $)를 적용하는 대신 확인 시험을 수행하고 넘어가는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대형 여객기의 주요 구조물은 파괴에 대해 1.5의 설계 극한 안전계수를 채용한다. 한편, 우주 공간에서 대기권에 재진입하고, 지상에 귀환한 우주선은 유인 로켓의 기준을 따르고, 극한 안전계수는 1.4였다. 우주왕복선의 궤도 대기권을 재돌입할 때 가혹한 열 환경에 노출될 유인, 재사용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조 설계에서 안전계수가 여객기보다 적다는 NASA의 설계 방법은 마음에 걸리는 점이다.
이상의 논의는 정하중에 제한한다. 실제로 진동 등의 동하중을 고려해야 하고, 로켓의 구조 설계는 상당히 복잡한 내용이다.
10) 경량화
구조 질량의 경감으로 얻을 수 있는 다단식 로켓 발사 능력의 향상은 상단 로켓일수록 현저하다. 같은 구조 질량 1kg을 줄이더라도 1단, 2단, 3단의 순서로 실시하는 것이 발사 능력에 대한 기여도가 크다.
고체로켓 부스터(SRM)를 가진 2단식 로켓으로 지구 저궤도(LEO)에 위성을 발사한 사례를 살펴보자. 만약 2단 구조 질량을 예정보다 1kg 줄이면, 그대로 1kg(LEO) 발사 능력이 향상한다. 1:1의 대응이다. 그런데 1단 탱크에서 같은 1kg의 경량화에 성공하면 기여도는 ⅓~¼ 정도이다. 고체로켓 부스터에서 기여도는 1/10 정도로 떨어진다. 로켓의 경량 구조 설계는 상단 로켓 기체의 경량화에 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이 철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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