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5. 10:37ㆍ기타/해외여행
2007년 중국 여정의 마지막은 난징이었다. 역사책에서는 남경(南京)이라고 배웠던 곳이다. 학회에 와서 세 도시나 여행한 건 행운이긴 하다. 그것도 꽤 먼 도시인데 말이다.
난징에서 환영 식사 자리에서 공연을 하나 보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곤곡이라는 것이다. 곤곡(崑曲)은 6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친 중국 전통 희곡 중 가장 오래된 희곡이라고 한다. 한때 성행하였으나 19세기 초 청나라 때 완성된 경극에 눌려 점차 쇠퇴하다가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이던 중국이던 인기가 사그라진 전통문화의 명맥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인 듯하다. 명맥을 유지하려면 하려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데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 아무도 하려고 달려들지 않을 테니 말이다. 국가가 나서서 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인기가 없으면 점점 사라져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려나...
난징에서 신기했던 건 부자묘(夫子廟)가 있다는 거다. 부자묘는 공자를 모신 사당이다. 한국인 중에도 공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진짜 묘일지는 모르겠으나 공자의 묘를 난징에서 볼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부자묘라는 이름은 공자를 존경하는 의미의 '공부자(孔夫子)'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공부가주'에서 '공부'가 공자를 의미하는 것과 같다.
난징은 무엇보다 중산릉(中山陵)이 가장 유명한 곳이다. 규모가 가장 커야 유명한 것 아니겠는가! 중산릉은 난징에 위치한 쑨원의 능묘로, 묘당은 화강암으로 지었고, 노대에서 묘당까지 339개의 계단이 이어져 있다. 1911년 쑨원은 난징에서 신해혁명을 크게 성공시킴으로써 1912년 1월 1일 중화민국 임시 대총통이 되었다. 1917년 광저우에서 군정부를 수립, 대원수에 취임하고, 1919년 중화혁명당을 개조, 중국국민당을 결성했다.
현재 쑨원의 묘는 난징에 있다. 오늘날 대만에서는 국부로 추앙받고,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마오쩌둥 다음가는 사상가로 평가받는다. 쑨원은 한국의 독립운동 지원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창립에 일조하였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68년 12월 1일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추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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